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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 05 Jan, 2026
회의 중 고개 끄덕이기 vs 질문하기의 심리 전쟁
회의 중 고개 끄덕이기 vs 질문하기의 심리 전쟁 오늘도 고개만 끄덕였다 회의 시작. 10시 정각. 사수가 말한다. "이번 개편안은 유저 플로우 기반으로." 고개 끄덕인다. CTO가 말한다. "API 구조 먼저 정리해야죠." 고개 끄덕인다. 디자이너가 말한다. "인터랙션은 어떻게 할 거예요?" 고개 끄덕인다. 회의 끝. 1시간 20분. 노션에 받아적은 내용: 유저 플로우, API 구조, 인터랙션. 내가 뭘 해야 하는지는 모른다.질문하려다 입 다문 횟수: 7번 "유저 플로우 기반이요?" → 말하려다 말았다. 다들 아는 듯한 표정. "API 구조가 기획에도 영향을 주나요?" → 말하려다 말았다. 이런 것도 모르나 싶을까봐. "인터랙션 예시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 → 말하려다 말았다. 회의 길어지면 민폐. 입 열려다 닫은 횟수. 정확히 7번. 손가락으로 책상 밑에서 셌다. 입버릇처럼 나오는 말: "네 알겠습니다." 실제 상황: 하나도 모르겠습니다.혼자 구글링하는 시간: 2시간 회의 끝나고 자리로 돌아왔다. 일단 검색한다. "유저 플로우 기획서 예시" "API 구조 기획자가 알아야 하나" "인터랙션 디자인 가이드" 검색 결과 20개 탭. 다 읽는다. 블로그 읽다가 또 모르는 용어 나온다. "엔드포인트가 뭐지?" 검색 탭이 35개로 늘어난다. 2시간 지났다. 화면 정의서는 한 장도 안 그렸다. 사수가 지나가며 묻는다. "진행 어때?" "네, 잘 되고 있습니다." 거짓말이다.결국 헷갈려서 다시 한다 화면 정의서 1차 완성. 오후 5시. 사수한테 보낸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20분 뒤 피드백 온다. "이거 유저 플로우가 회의 때 얘기한 거랑 다른데?" "API 호출 시점이 이상한데?" "인터랙션 어디 갔어?" 머리가 하얘진다. 회의 때 정확히 이해 못 했으니까. 검색으로 대충 메운 거니까. 결국 다시 한다. 처음부터. 6시간 날렸다.'질문 잘하는 사람'을 관찰했다 옆팀 선배 기획자. 경력 4년차. 회의 때 관찰했다. 질문 횟수: 회의당 평균 5번. 특징: 다들 귀 기울인다. "이 부분 제가 이해한 게 맞나요? 확인차 여쭤볼게요." → 겸손하게 시작. "그럼 A 케이스일 때는 어떻게 되나요?" → 구체적으로 묻는다. "이게 개발 공수에 영향을 주나요?" → 실무적으로 확인한다. 아무도 '왜 이런 걸 물어봐' 안 한다. 오히려 감사해한다. "좋은 질문이네요." 나는 왜 질문 못 할까.질문 못 하는 진짜 이유 분석해봤다. 내가 질문 못 하는 이유.기초 지식 부족이 들킬까봐. 비전공이라 CS 모른다. 들키면 '왜 기획자 했어?' 들을까봐.회의 길어지면 민폐일까봐. 다들 바쁘다. 내 질문으로 10분 더 걸리면 욕먹을까봐.'혼자 알아서 하라'는 소리 들을까봐. 주니어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 질문하면 의존적으로 보일까봐.사수 기분 나쁘게 할까봐. "내가 설명 안 했어?" 이럴까봐. 사수 눈치 본다.결국 전부 '불안'이다. 질문 자체가 아니라, 질문 후의 반응이 무서운 거다.질문 안 하면 더 큰 민폐다 깨달은 거. 질문 안 해서 6시간 날린 게 더 민폐다. 회의 때 5분 질문했으면:2시간 검색 안 해도 됐다. 6시간 작업 안 날렸다. 사수 피드백 시간 안 뺏었다.결국 혼자 끙끙대다가:일정 지연. 퀄리티 저하. 팀 전체 발목 잡기.'질문하면 민폐'가 아니라, '질문 안 하면 민폐'다. 이걸 왜 이제 깨달았나.질문 연습을 시작했다 다음 회의부터 바꾸기로 했다. 질문 연습. 방법 1: 회의 전 질문 3개 준비.모르는 용어 미리 정리. "이 부분 확인하고 싶어요" 문장 준비. 최악의 경우 1개라도 묻기.방법 2: 질문 템플릿 만들기."제가 이해한 게 맞나요?"로 시작.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확인. "이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예외 케이스.방법 3: 사수한테 먼저 물어보기.회의 끝나고 "5분만 시간 되세요?" "회의 때 이 부분 이해 안 됐는데요." 사수가 먼저 설명해주면 회의 때 덜 긴장.시도해보기로 했다. 다음 회의. 화요일 오전 10시.첫 질문의 기록 화요일 회의. 손에 땀 난다. 준비한 질문 3개. 노션에 적어뒀다. 사수가 말한다. "이번 기능은 AB테스트로 검증." 손을 든다. 떨린다. "죄송한데요, AB테스트 기간은 얼마나 예상하세요?" 첫 질문 성공. 사수가 답한다. "보통 2주. 샘플 사이즈 보고 조정." 모르는 말 나왔다. "샘플 사이즈요? 그게 뭔가요?" 두 번째 질문. 사수가 웃으며 설명한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사용자 수. 나중에 따로 알려줄게." 기분 나빠 보이지 않는다. 회의 끝. 질문 2개 했다. 세상 안 무너졌다.달라진 것들 질문 시작한 지 2주. 변화 기록.작업 시간 줄었다.전: 기획서 1개에 8시간 (검색 2시간 + 작업 6시간) 후: 기획서 1개에 5시간 (작업 5시간)피드백 수정 줄었다.전: 피드백 평균 15개 후: 피드백 평균 7개사수가 먼저 물어본다."이해 안 되는 부분 없어?" "궁금한 거 있으면 바로 물어봐."자신감 생겼다.회의 때 당당해졌다. "이 부분 확인하고 싶습니다" 자연스럽게 나온다.질문이 무기가 됐다.여전히 어려운 순간들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대표님 앞에서는 질문 못 한다. "그것도 모르고 기획했어?" 들을까봐. 개발자한테도 조심스럽다. "기획자가 이것도 몰라?" 할까봐. 완벽하게 바뀌진 않았다. 여전히 고개 끄덕이고 나중에 검색할 때 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낫다. 질문 0개에서 2개로. 2개에서 4개로. 조금씩 늘리는 중이다.고개 끄덕이기의 대가 계산해봤다. 질문 안 하고 고개만 끄덕인 대가.낭비한 시간: 주당 10시간 (검색 + 재작업) 지연된 일정: 월 2건 받은 피드백: 월 평균 60개 스트레스: 측정 불가. 엄청 많음.질문 5분이 아깝다고, 10시간을 날렸다. 회의 10분 길어지는 게 민폐라고, 팀 전체 일정을 지연시켰다. 이게 진짜 민폐다. 질문 안 하는 게.2년차가 되려면 목표가 생겼다. 2년차까지 질문 잘하는 기획자 되기. 기준은 이거다.회의당 질문 5개 이상. 모르는 거 바로 묻기. 사수한테 주 3회 이상 질문. 개발자한테도 겁 안 내고 묻기.질문이 많은 게 부끄러운 게 아니다. 질문 없이 일 못 하는 게 부끄러운 거다. 주니어는 질문이 일이다. 이제 알았다.질문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고 있었다. 이제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