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PM 강의는 밤 10시, 실무 적용은 언제?

유튜브 PM 강의는 밤 10시, 실무 적용은 언제?

밤 10시 30분

퇴근하고 집에 왔다. 8시. 씻고 밥 먹으니 9시 반. 노트북 켰다. 유튜브 들어갔다.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건너뛴다. 매일 보는 채널이다. 오늘 영상 제목: “주니어 기획자가 꼭 알아야 할 와이어프레임 작성법”

재생한다. 12분짜리다.

강사가 말한다. “와이어프레임은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디자이너, 개발자와의 약속이죠.”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 커뮤니케이션 도구.

노션에 적는다. “와이어프레임 = 커뮤니케이션”

오전 10시

출근했다. 사수가 부른다.

“어제 말한 회원가입 화면, 그려봤어?”

그렸다. 3시간 걸렸다. 피그마 켜서 네모 그리고, 버튼 넣고, 텍스트 필드 배치했다.

사수가 본다. 5초.

“이게 뭐야?”

뭐긴. 와이어프레임이다. 어젯밤에 본 영상대로 했다.

“약관 동의는 어디 있어? 소셜 로그인은? 에러 케이스는?”

약관…? 강의에서 안 알려줬는데.

아니다. 알려줬다. ‘예외 처리를 생각하세요’라고 했다.

근데 뭘 어떻게.

“다시 해와.”

알겠습니다.

점심시간

혼자 밥 먹는다. 유튜브 켠다.

‘기획자 예외 처리 방법’

검색했다. 영상이 나온다.

“예외 케이스 정리는 이렇게 합니다”

본다.

  1. 성공 케이스 먼저
  2. 실패 케이스 나열
  3. 엣지 케이스 고려

엣지 케이스가 뭐지. 찾아본다.

‘극단적 상황’

아. 그거.

밥 먹으면서 본다. 12분 영상 두 개.

이해했다. 이론적으로는.

1시 10분. 사무실 들어간다.

컴퓨터 앞에 앉는다. 노션 켠다.

‘회원가입 예외 케이스’

쓴다.

  1. 이메일 형식 오류
  2. 비밀번호 불일치
  3. 중복 가입

세 개 썼다.

더 있을까? 모르겠다.

강의에서는 쉬워 보였는데.

오후 3시

개발자가 왔다.

“이거 API 어떻게 쏴요?”

API? 강의에서 들었다.

‘프론트와 백엔드의 약속’

그게 뭔데.

“제가… 확인해보고 알려드릴게요.”

개발자가 간다.

유튜브 검색한다. ‘API 명세서 작성법’

영상이 나온다. 15분짜리.

본다. endpoint, method, request, response

단어는 안다. 강의에서 100번 들었다.

근데 우리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하지.

회원가입 API는 뭐지. POST /user/signup?

맞나?

검색한다. ‘회원가입 API 예시’

복사한다. 우리 서비스 용어로 바꾼다.

이게 맞나. 모르겠다.

사수한테 물어볼까. 또 ‘이것도 몰라?’ 소리 들을까.

혼자 끙끙댄다.

퇴근 후 10시

집이다. 노트북 켰다.

유튜브 켠다. ‘주니어 기획자가 알아야 할 API 기초’

본다.

“API는 프론트엔드와 백엔드의 약속입니다.”

안다. 오늘 오후에 들었다.

“request body에 필요한 값을 정의하세요.”

안다. 영상 4개 봤다.

근데 오늘 나는 못 했다.

왜지.

영상을 멈춘다.

강의는 이해, 실무는 멘붕

강의는 친절하다. 예시가 있다. 템플릿이 있다. ‘이렇게 하면 됩니다’

실무는 다르다. 예시가 없다. 우리 서비스 상황이 있다. ‘이거 어떻게 해요?’

강의: “사용자 시나리오를 그려보세요” 실무: “이 시나리오에서 이탈률이 70%인데요?”

강의: “와이어프레임은 심플하게” 실무: “여기 배너 3개 더 넣어주세요”

강의: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 실무: “대표님이 파란색이 좋대요”

강의는 정답이 있다. 실무는 정답이 없다.

강의는 30분이면 끝난다. 실무는 3일 걸려도 안 끝난다.

매일 밤 강의를 본다. 매일 낮 실무는 막힌다.

이게 뭐지.

10%도 못 쓰는 이유

강의 내용을 노션에 정리했다. 페이지가 50개다.

  • 와이어프레임 작성법
  • PRD 템플릿
  • API 명세서 가이드
  • 사용자 시나리오 그리기
  • AB 테스트 설계
  • SQL 기초

다 봤다. 다 적었다.

근데 써먹은 건.

회원가입 화면 하나 그리는데 3번 갈아엎었다. API 명세서는 사수가 다시 썼다. SQL은 쿼리 하나 못 짠다.

10%도 못 쓴다. 아니, 5%다.

왜지.

생각해봤다.

강의는 ‘이론’이다. 실무는 ‘맥락’이다.

강의: “버튼은 사용자 동선을 고려해서 배치하세요” 실무: “우리 사용자 평균 연령 55세, 버튼 크기 얼마로?”

강의에서는 ‘원칙’을 알려준다. 실무에서는 ‘상황’에 맞춰야 한다.

원칙은 알겠는데. 상황 판단을 못 한다.

강의 100개 봐도 안 되는 이유다.

손가락으로 나오려면

오늘 사수가 말했다.

“강의 그만 보고 그냥 해봐.”

뭘.

“틀려도 돼. 일단 네가 생각한 대로 해봐.”

그게 무섭다. 틀리면 시간 낭비다. 다시 해야 한다.

“그래도 네가 한 번 틀려봐야 다음에 안 틀려.”

그런가.

강의는 답을 알려준다. 실무는 내가 답을 만든다.

강의는 ‘이렇게 하세요’다. 실무는 ‘이렇게 해봤는데 어때요?‘다.

강의는 정답 맞히기. 실무는 오답 줄이기.

강의 보는 시간: 하루 1시간 실무 하는 시간: 하루 8시간

8시간에서 배운다. 1시간은 참고만 한다.

손가락으로 나오려면. 손가락을 움직여야 한다.

강의는 머리로 보는 거다. 실무는 손으로 하는 거다.

내일 할 것

강의는 본다. 근데 방법을 바꾼다.

예전:

  1. 강의 본다
  2. 노션에 정리한다
  3. ‘이해했다’ 생각한다

내일부터:

  1. 강의 본다
  2. 당장 실무에 적용할 부분 하나만 고른다
  3. 내일 출근해서 바로 써본다
  4. 틀리면 수정한다

예시.

오늘 본 강의: “와이어프레임 레이아웃 패턴” 내일 쓸 것: F 패턴 적용해서 메인 화면 다시 그리기

틀려도 된다. 사수가 ‘이건 아니다’ 해도 된다.

안 하는 것보다 낫다.

강의는 연습문제집이다. 실무는 실전 시험이다.

연습문제만 푼다고 실전을 못 푸는 건 아니다. 근데 실전을 안 보면 영원히 못 푼다.

밤 10시 강의. 내일 10시 실무.

12시간 차이.

이 간격을 줄인다. 배운 날 써본다.

손가락으로 나올 때까지. 매일.


강의는 계속 본다. 근데 보기만 하지 않는다. 내일 당장 쓸 한 가지만 고른다. 틀려도 된다. 안 하는 것보다 100배 낫다.